저는 2018년 10월 28일의 학위취득 종합시험(4과정)에서 컴퓨터과학 전공으로 응시해 합격했습니다. 그간 직장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경력을 쌓았고 실무적인 지식이 있었으나 이론적 교육 과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와이제이 학사고시를 통해 관련된 정보를 얻고 학습을 했습니다. 다행히 좋은 결과가 있었고 혹시 저와 유사한 입장에 계신 분께 조금이나마 참고가 될까 하여 제 경험을 적어 보고자 합니다.


처음 와이제이와 상담을 갖고 학습을 시작한 것이 2017년 11월, 그러니까 그 해의 학사고시 시험이 끝난 직후였습니다. 당시에 인터넷상에서 우연히 관련된 기사를 보고 나서 개인적으로 관심이 생겨 와이제이에 전화로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상담 결과 제가 학습 과정을 성실히 수행하면 2018년에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이를 개인적인 목표로 삼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학습을 시작하였으나, 그 과정이 순조롭지는 않았습니다. 프로그램 개발이라는 직업상 야근이 일상적이었고 주말이나 휴일에 근무해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였기 때문입니다. 저와 같은 직종에 근무하시는 분들께서는 아마도 상당수 비슷한 처지에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솔직히 업무 이외에 개인적인 공부를 위해 따로 시간을 낼 엄두를 내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제가 처한 상황에 맞춰서 학습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먼저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교재를 보려고 시도했는데, 출근 시간에는 지옥철을 타고 다른 승객들과 몸이 짓눌리는 상태로 떠밀려 다녀야 했기 때문에 도저히 손에 책을 쥐고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기 전에 미리 준비해 둔 메모를 읽은 다음, 이것을 읽고 나서 탑승해 계속 머리에 떠올려 보는 방식으로 출근 시간을 활용했습니다. 반면에 퇴근 시간의 지하철에서는 조금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다음날 출근하면서 읽을 메모를 만들면서 퇴근하곤 했습니다.


또한 식사 시간도 활용하려고 시도했습니다만, 역시 직업상 점심에도 별로 여유 시간이 없고 서둘러 식사한 후 다시 일해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학습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대신 저녁 시간에는 대략 이틀에 한 번 꼴로 동료들과 함께 밥을 먹지 않고 혼자 먹으면서 동시에 식탁에 책을 올려놓고 읽어갔습니다. 사실 사회생활 및 인간관계상 매일 이렇게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번갈아 가면서 잠시라도 시간을 내려고 노력했던 부분입니다.


밤에 잘 때에는 머리맡에 교재를 두고서, 잠들기 전과 일어난 직후에 다만 5분씩이라도 한 두 페이지씩 읽으려고 시도했습니다. 이 역시 주변 상황과 체력적인 문제로 인해 항상 가능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적어도 매일 그렇게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학습의 연속성을 지속해 나가는 데에 의의를 두었습니다. 실제로 수면 직전이나 직후에 그렇게 실행한 날에는, 알게 모르게 학습 내용에 대해 무의식 중에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고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측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략 위와 같은 방식으로 틈틈이 시간을 쪼개서 학습하는 것이 약 11개월간의 과정에서 제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이었습니다. 가정도 있고 업무도 바쁜 와중에서 한 번도 심적으로 충분하다 싶을 만큼 별도로 시간을 내어서 공부할 수 있었던 날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작게 작게 읽고 풀고 넘어가는 시간이 계속 쌓이면 그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학습이 된다고 느꼈습니다.


아울러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면, 초심을 유지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저 역시 일에 몸과 마음이 지쳐서 학습은 뒤로 미루고 싶은 적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자포자기 하기보다는 잘 안 되더라도 계속 시도하다 보면 조금씩 앞으로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스스로 자신감을 갖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합니다. 내가 잘 모르는 내용을 접하거나, 내가 계산한 결과가 정답이 아니더라도 너무 두려워거나 실망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반복해서 접하고 깊이 생각하다 보면 저절로 터득하는 것들도 생깁니다. 그리고 컴퓨터과학의 특성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미 실무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들과 용어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 같은 내용이 많았는데 이렇게 경험과 이론을 연결지으면 학습이 쉬워지는 듯합니다. 특히 숫자를 다루는 문제들 중에는 적용하는 수식과 가정에 따라서 답이 달라지는 것들이 간혹 있기 때문에, 내 생각대로 해를 구했을 때에 정답과 다르다고 혼란스러워하지 말고 정확히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데에만 중점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두서없이 적었습니다만, 학습자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고유한 상황이 있고 그래서 자기에게 가장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짐작됩니다. 다만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 저와 같은 처지에 계신 분들께 약간이나마 도움이 될 내용이 있었기를 바라는 심정입니다. 와이제이 학사고시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상담을 잘 활용하시고 꾸준히 노력하시는 분들이라면 원하시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