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0대는 암울했습니다. 꿈도 없었고, 목표도 없었습니다.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 중요했었고 어느덧 그런 삶에 안주하며 살았습니다. 그렇게 10년을 보내고 나서 지금 남들보다는 많이 출발선에서 뒤처져있습니다. 20대에 삶이 지금에 와서 아주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 늘 지금 편하게 지내면 10년 후의 삶이 참 힘들어질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때는 그 말의 뜻을 잘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중학교 3학년을 끝내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유학생활 13년 동안 남들은 다 졸업하는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채 한국으로 귀국하였을 때 암담하기도 했었고 비참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선택했던 삶의 결과였기 때문에 누구도 탓할 수 없었습니다.
올해 초 우연한 기회로 독학학위제라는 과정을 알게 되었고 그 과정을 통해 4년제 대학과 동등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3월 말부터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오랜 유학생활로 영어가 익숙하였기 ‹š문에 가장 빠르게 학위를 딸수 있는 부분이 영어영문학이라고 생각되어져 시작하였습니다. 1단계 시험은 면제를 받았고 2단계부터 준비를 하는데, 영어보다 한국어로 설명되어있는 교과서가 너무나도 어렵게만 느껴졌습니다. 모르는 부분은 부모님께 여쭤보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찾기도 하면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시간이 넉넉하다고 생각한것이 착오였습니다. 5월에 2단계 시험을 보고나서 1달간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하루하루를 마음 졸이면서 지냈습니다. 2단계 시험 결과 발표날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힘들었지만 결과를 확인하였고 썩 좋은 점수는 아니었지만 6과목 모두 합격을 하였습니다. 3단계 시험은 좀더 잘 준비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에서 찾아 실전 문제도 많이 풀어보았습니다. 실전문제들을 풀면서 교재에서는 다루지 않는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보게되었고 특히 문학, 소설부분에서는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난 11월에 보았던 마지막 4단계 시험은 좀 긴장을 많이 했었던 모양입니다. 몸 상태도 좋지 않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는지 시험 당일에도 몸살감기로 고생을 했습니다. 첫시간 시험과목이었던 국어가 생각보다 많이 어려워서 걱정을 많이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과목들은 별 문제없이 시험을 쳤습니다.
직장생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로지 독학사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중간중간 힘들기도 하고 지치고 외롭기도 했지만 이것을 끝내야만 또다른 꿈을 꿀수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벅찼습니다. 혼자 채찍질도 하고 마음을 다잡기도 하면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지난 7개월 동안 혼자 공부하면서 지독하게 외로웠고 힘든 시간들이지만 그 시간을 보내고 난 지금은 작년에 한국으로 귀국했을 때의 모습보단 자신감도 많이 생겼고 자존감도 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독학학위제를 통해 콤플렉스고 아킬레스건이었던 학력 부분을 채울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독학학위제 과정을 통하여 늦게나마 작은 꿈을 꾸게 되었고 그 꿈을 이룬 지금은 또 다른 꿈을 꾸려 합니다. 늦었지만 지금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를 찾는 과정입니다. 과연 내가 무엇을 해야 사회에서 또 가정에서 떳떳한 위치일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솔직히 5년 후, 10년 후의 모습은 아직 잘 그려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최선을 다해 내가 있는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다른 이들에게 role model이 되고 싶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나의 아이들에게 멋진 엄마의 모습이고 싶습니다. 엄마가 힘든 시간들을 보냈지만, 남들보다는 좀 늦게 시작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고 꼭 말하고 싶습니다. 또한 다른 이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하면서 꿈을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앞이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 꼭 위로가 되고 싶습니다.
발 앞에 있는 돌멩이에 걸려 넘어지면 걸림돌이 되지만, 밟고 한걸음 더 나아간다면 디딤돌이 된다라는 말을 잊지 않고, 아직은 작은 baby step이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