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느 날 문득 아! 하고 탄성을 자아내게 할 만한 깨달음과 만나는 때가 있습니다.
어째서 10년 20년 전에는 이런 생각을 해내지 못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함께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어리석은 자신을 바로 보지 못했던 터라 지난 과거만 붙잡고 있어봐야 도움 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지나간 시간이 아쉽듯 지금 흘러가고 있는 시간 또한 언제까지나 기다려주는 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입니다.
중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이었던 저는 남들에게 무식해 보이는 것이 싫어서 다양한 독서를 통해서 지식을 쌓고자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그도 쉬운 일이 아니었던지라 책 한권을 끝까지 읽는 데에도 상상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문학”이라는 장르에 묘한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곧 저는 그 매력에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단순히 읽는다는 행위에 그치기보다는 좀 더 체계적으로 문학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열의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독학사 과정이라는 것이 있어서 혼자서도 대학공부를 할 수 있으며 공부할 수 있는 여건도 주어진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지만, 쉽게 용기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선은 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쳐야하는 선행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과연 내가 이 모든 것을 끝까지 밀고나갈 끈기가 있을지에 대한 염려도 앞섰기 때문입니다.
그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지금껏 살아오면서 무엇 하나 원했던 목표를 위해 노력하였던 적이 있었던가? 하는 지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째서 시작해보지도 않고 실패할 것을 두려워하는가? 그동안 읽었던 많은 책 속에서 과연 무엇을 배운 것인가? 라는 질책을 스스로 하면서 이번 계기를 통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처음 목표는 검정고시 패스였습니다.
6개월 동안 낮에는 작업장에서 일을 하고 밤에는 몇 시간씩 책을 읽으며 공부를 하는 생활이 이어졌습니다.
20년 넘게 공부를해오지 않은 터라 공부가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꾸준히 독서했던 것이 도움이 되었는지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에 무리는 없었습니다.
또한 수준이 그렇게 높은 것이 아니었기에 몇 년간의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공부를 하고나니 좋은 성적은 아니었어도 고등학교 과정은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고 나니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스스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듬해에 학사고시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공부를 해보지 못한 저로서는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검정고시를 준비했던 것처럼 참고서를 읽어나가고 문제를 풀어보면서 1차 시험을 준비하였습니다.
1차 시험을 치르고 왔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성적이 나오지는 못했습니다.
2차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은 주어졌지만 공부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너무 시험 출제위주로 공부하다보니 과목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수환경이다보니 교재 선택의 폭도 자유롭지 못했고 동영상강의 같은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즈음에 교무과를 통해서 와이제이학사고시 교재가 기증되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찬찬히 살펴보니 단순히 시험위주의 요약된 내용이 아닌 혼자서도 공부할 수 있도록 자세한 설명으로 구성되어있었습니다.
꼼꼼히 참고서를 읽어가면서 이제야 대학공부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기초가 부족하였기 때문에 한번 읽어서는 교재의 내용을 다 파악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독서를 하듯 몇 번을 반복해서 정독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암기 되어지는 내용이 있었고 그런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서 머릿속에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 나갈 수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조건 외우려고 만했지만 공부하다보니 이건 이해의 문제라는 사실을 알 수가 있었고,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과정이 완성되었을 때에는 무엇보다도 객관식 유형에서 헷갈리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서두르지 않고 꾸준히 공부를 하다 보니 2년 후에는 3차까지의 과정을 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지난과정을 점검하며 시험에 대비하였습니다.
그렇게 학위취득종합시험을 치르게 되었고, 저는 합격이라는 성과를 이룰 수가 있었습니다.
저는 거창하게 수석을 차지한 것도 아니었고, 자랑할 만큼 성적이 우수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스스로도 포기했던 저 자신에게서 발견한 가능성에 대해서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자합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야말로 새로운 갱생의 의지를 다지는 초석이 되리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힘들게 공부하고자 애쓰는 이들에게 관심어린 애정을 보여주신 와이제이 학사고시 여러분과 함께 이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어떤 환경에 있던지 중요한 것은 마음인 것 같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 아름다운 모습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기에 이 세상은 보석처럼 빛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