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12월 2일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죽도록 공부한 결과를 발표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전날 밤부터 초조한 마음에 잠까지 설치다 출근한 후에는 굼벵이보다 느린 시간을 아무런 대책 없이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드디어 10시가 되자 부랴부랴 인적사항을 입력하고 확인해보니 다행이 합격이었다. 순간 그 기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으며 조금 후 안정을 되찾으면서 머릿속에는 그동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 왜 독학사의 길을 택하게 되었는가? -
나는 정년퇴직을 1년 반 남짓 남겨둔 철강회사 근로자이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뛰어든 산업현장에서 정신없이 살다보니 어느덧 아이들도 독립하여 도시로 나가고 자연히 부부 둘만의 시간이 많아졌다. 어느 날 아내가 "당신, 평소에 머리 좋다고 자랑하더니 요즘 조용해 졌는데 이제 못 다한 공부라도 다시 해보지 않겠느냐?"고 칭찬인지 농담인지 모를 얘기를 불쑥 꺼냈다. 그 순간 아련한 기억 속에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욕망이 강하게 꿈틀거렸다. 그렇지만 내색하지 않고 " 당신도 같이 해봅시다."라고 점잖게 말했더니 저더러 "당신 혼자 머리 아프면 됐지, 나는 됐습니다."라는 겁니다. 이거 원 ...그 후 어찌어찌하여 마음을 굳히고 서울에 있는 딸애에게 "아빠가 대학공부를 하고 싶은데 요즘 사이버대학도 있고 방통대도 있던데 어떤게 괜찮을 것 같니?"라고 물으니 대뜸 "아빠, 요즘 독학사라고 혼자 공부해서 1년 만에 학위를 취득하는게 있다던데...가만있자. 그래요, 제가 어디서 와이제이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는데 거길 한번 알아보세요"라는 것이었다.
- 와이제이와의 기분 좋은 만남, 성공의 첫걸음 -
'일단 일은 저질러 놓고 본다'는 말처럼 딸애와 통화가 끝나자 말자 나는 와이제이에 전화를 했었고 안효진 과장님(담임)으로부터 전체적인 감을 잡고 공부하는 방법까지 설명을 듣고 마지막에 " 와이제이만 믿고 따라 오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라는 얘기를 듣는 순간 내 마음은 벌써 학사모를 쓴 나의 모습을 그려보고 있었다.
- 어떻게 공부했는가? -
1) 1단계 시험 : 시기적절하게 년 초에 교재를 받아 든 나는 처음엔 의욕적으로 회사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밤늦게까지 동영상도 들으며 또 교재도 함께 읽어 나갔지만 진도가 너무 더뎌 1단계 원서를 쓸 무렵에야 겨우 1회독을 마칠 정도였다. 이 상태로 2회독은 완전히 물 건너 갔고 문제집도 겨우 1번 풀 수 있을까 말까 하는 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 다급해진 나로서는 어쩔 수 없이 시험 한 주일을 앞두고 회사에 휴가를 신청하고 도서관에서 하루 20시간의 강행군을 하면서 1회독 때 밑줄 친 부분을 암기하고 또 틀렸던 오답에 신경 쓰며 문제들을 풀어보았다. 시험결과는 그만 영어가 과락이었다. 그때는 한과목이라도 과락이 나오면 2단계 응시가 불가능한 줄 알고 한동안 자포자기 상태가 되었다.
2) 2단계 시험 : 그때 와이제이에서 전화가 걸려와 합격 여부를 묻길래 불합격이라고 대답하니 선생님께서 "3단계까지 105학점을 이수하면 학위취득시험을 볼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사이버 학점은행제를 병행하면 된다"고 설명해 주었다.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었다. 정말 하늘을 날아갈 듯이 기뻤다. 그래서 즉시 '와이제이 사이버평생교육원'에 등록하는 한편 2단계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그것도 말이 쉬워 그렇지 정말 너무 힘이 들었다. 회사일 하랴, 난생 처음 접해보는 전공과목 공부하랴 거기다가 사이버 강의까지 들으며 과제물 제출하려니 시간이 모자라도 너무 모자랐다. 이때 고등학교 다닐 때 다정다감하게 대해주셨던 은사님 말씀이 기억났다. "민수야, 공부는 머리로 하는게 아니라 엉덩이로 하는 것이다"...그저 이말을 주문처럼 중얼거리며, 토. 일요일에는 도시락을 싸들고 아예 도서관에서 살았다. 머리가 아플 때도 아직 호사스러워 그렇다고 자신을 채찍질하며 잠깐 머리를 식힌 후 다시 책을 잡곤 하였다. 그러던 중 시험을 일주일 앞두고 안타깝게도 동료 한분이 그만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게 되었다. 동료들과 함께 며칠 밤을 새우다가 금요일에 겨우 발인을 마치게 되었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다행히 결과는 나를 배반하지 않았다.
3) 3단계 시험 : 전공심화단계에 들어가니 우선 나오는 용어부터 알 수가 없었다. 모르는 경제용어들을 일일이 스마트 폰으로 검색하여 메모한 다음 다시 읽어보면 나이 탓이라 그런지..이걸 왜 적었는지? 심지어 언제 적었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고 가물거렸다. 게다가 여름철이 되니 도서관의 에어컨 소리도 귀에 거슬리는데다 밤낮없이 책상 밑에서 공격하는 모기는 정말 지겹도록 미웠다.어쨋든 남의 속도 모르고 시간은 자꾸 흘러 바야흐로 시험 치기 하루 전날이 되었다. 또 하필이면 이날 태국에서 돌아와 집에서 쉬던 딸애가 뎅기열을 앓기 시작했다. 지방이라 약을 비치하고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해 밤새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 헤매다 새벽녘에 겨우 한 병원에 입원시키고 나니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첫버스를 타고 시험장을 향했으며 시험을 치는 동안에는 긴장한 탓인지 졸리지는 않았지만 오후로 접어들자 눈이 따갑고 입이 마르며 머리가 띵해지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발표를 보니 그래도 기대 이상의 성적이 나를 반겨주었다. 진심으로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성호를 그었다.
4) 학위취득시험 : 그동안 독학사 시험으로 취득한 학점과 학점은행제로 이수한 학점의 총점이 학위취득시험을 응시할 수 있는 기준학점을 초과하였기에 당당하게 제반 서류를 제출하고 국가평생교육원에 학습자등록을 마쳤다. 그렇지만 이제 겨우 마라톤에서 반환점을 돌았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다잡았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여기까지 왔는데 1년을 더 허비할 수 없다는 각오가 생겨났다. 그렇지만 시험날짜가 다가오면서 부족한 시간 탓에 마음은 점점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이때 쯤 군에 간 아들 녀석의 전화가 왔다. "첫휴가를 나가고 싶다"고. 그러자 아내가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 민폐 끼치지 말고 아빠 시험마치는 11월 3일 이후에 나오너라" ㅋㅋㅋ
-결언 -
현재 나는 국가평생교육원 홈페이지에서 학위취득예정증명서와 성적증명서를 발급받아 집에서 가까운 대학원에 원서를 제출한 상태이다. 그리고 2월말이 되면 교육부장관 명의의 4년제(경역학)학사학위를 수여받게 된다. 이 모든게 와이제이를 만났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하며 특히 교재나 동영상은 교수님들께서 너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줘 공부와 담을 쌓은 지 40년이나 되는 나 같은 사람들도 이해하기 쉬웠을 뿐만 아니라 문제집 역시 놀랄 정도로 높은 적중률을 보여 주었다. 그동안 성심성의껏 상담해주고 지도해주신 안효진 선생님 그리고 모든 학사일정에 때맞춰 챙겨주며 격려전화까지 아끼지 않던 행정팀의 담당조교님들~ 정말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이런 행운을 제게 안겨준 와이제이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 드리며 끝으로 말없이 내조해 준 아내에게 이글로 감사의 마음을 대신하고자 한다. 여보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