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 문제로 유학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들어와 우연히 인터넷 서핑 중에 알게 된 독학사, 그리고 그 외로운 길을 함께 해준 와이제이 학사 덕분에 올해 드디어 학사 학위를 받게 되었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4단계 합격자 발표를 확인하니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릅니다.

사실 저는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미국에 유학길을 올라 대학교까지 그 곳에서 진학하였는데, 도중에 부모님께서 경제적으로 힘들어 하시기에 그 부담을 좀 덜어드리고자 휴학을 하고 학비를 어느 정도 모은 후에 다시 나갈 계획으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귀국 후에 그렇게 과외와 주말/평일 아르바이트를 하며 정신없이 지내던 중에 일 년이나 공부를 쉬면 나중에 돌아가서 혹시 감을 잃어버릴까 시간제강의 등을 찾다 보니 독학사 제도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지내는 제게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났는데, 바로 어머니께서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지시게 된 것입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시간이 약인지 이주가 지나지 않아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기실 수 있었지만 혼자서는 뒤척이시지도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안 좋으셨기에 저는 간병을 하기 위해 병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어머니가 편찮으신 상황에서 다시 미국으로 나가기는 무리라고 판단되었고, 그렇다고 평생의 꿈과 학업을 이대로 포기할 수도 없었던 진퇴양난에서 떠올리게 된 독학사는 비관 속에서 빛난 희망이었습니다. 그러나 독학사에 대한 정보가 전무했기에 이 분야에서 권위적인 와이제이 학사고시의 도움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택배로 배달되어 온 책들을 펼쳐보며 두근거렸던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상황이 녹녹치는 않았습니다. 9시면 모두가 잠드는 6인실 병실, 보조침대에 앉아서 조그마한 휴대용 랜턴 불빛 아래서 혹시 다른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방해가 될까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기며 합격을 다짐했습니다. 혼자 공부하기에 더 외롭고, 주변 친구들에게 생소한 독학 학위제였기에 항상 어딘가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는데 그 때마다 시험 대비를 위한 기출 자료와 함께 힘과 용기를 주신 와이제이 교무처 선생님들께서 계셨기에 이 긴 장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6개월이 지나자 어머니도 어느 정도 혼자서 병실 생활을 하실 정도로 호전이 되셨고, 저 역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의 병원비로 인해 집안 사정은 여전히 어려웠기에 다시 생활 전선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2, 3단계에서 3과목을 과락 하게 되었고 한순간에 모든 의욕을 잃고 슬럼프에 빠져들었습니다. 사실 혹시나 부모님께서 미안해하실까 봐 낙담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속으로 "내일이 될 미래가 모레가 되었을 뿐이다" 위로하고 걱정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변한 것은 없다고 핏대를 세웠지만 스스로는 다음을 계획하기 조차 힘든 속수무책의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무 것도 안한 채 시간은 계속 흘렀고 책은 책장 안에서 먼지만 먹어갔습니다. 저는 여행과 아르바이트만 하며 시간을 죽이는 와중에 와이제이에서 전화가 오더군요.

"그래도 공부하셔야죠!"

한두 번은 그저 "예, 예, 해야죠.." 대답하며 어물쩍 넘어갔으나 달에 한두 번 꼴로 확인을 하시니 나중에는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그렇게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런 계기를 만들어 주신 점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시에 저는 한 레스토랑의 매니저로 들어가 주 5일 12시간씩 근무하고 있었는데 아침에 한 시간, 자기 전에 한 시간씩은 꼭 공부를 하며 열심을 다했습니다. 6월이 지나면서 올해는 꼭 학사학위를 받겠다는 목표가 강해졌고 아무래도 내 시간이 많은 시간제 영어 강사로 하는 일도 바꾸고 좀 더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되었고 2번의 도전 끝에 학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지난 시간동안, 공부와 일, 그리고 가사까지 책임지며 학사를 받겠다는 일념 하나로 노력했는데 이렇게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얻게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이제 저는 학사 편입을 하여 다시 대학 생활을 하려 합니다. 어머니도 퇴원을 눈앞에 두고 있고, 저 역시 먼 길을 돌아 왔지만 제 꿈에 다가가는 궤도로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독학사 제도와 와이제이의 여러 선생님들 덕분입니다. 혹시 지금 상황이 여의치 않아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잘난 것은 없지만 제 이야기를 꼭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은 있기 마련이고, 쉬이 포기하기엔 우리 인생이 길다고... 지난 2년의 시간은 혼자서는 몸을 뒤집지도 못했던 어머니가 절뚝거리시나마 혼자 걸어 다닐 수 있게 된 기적의 시간이었고, 저 역시 다시 학생으로서 당당히 제 꿈을 향해 나아가게 될 기적의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이 자리까지 오게 만들어주신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올리며 마지막은 제 이야기가 아닌, 독학사 공부 방법과 제가 시행착오를 통해 겪은 몇 가지 팁을 소개하면서 마치겠습니다.

[시험을 치르는 예비 독학학위자분들께...]

1. 문제보다는 책 위주로, 그리고 나만의 정리 노트 만들기!

혹시 다른 독학사 시험 준비용 문제집들을 서점에서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와이제이 교재의 강점은 이론서가 빵빵하다는 것입니다. 와이제이 교재는 문제에 맞춰 정답을 골라내기 보다는 원리를 파악하고 문제를 풀게끔 되어있습니다. 당장 공부하기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시행착오를 줄이고 빠른 시일에 독학사 학위를 따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독학사 시험의 성격상 매년 시험이 어려워지지는 않으나 (독학해서 충분히 시험에 합격하게끔 한다는 명분하에) 그 해 출제하시는 교수님에 따라 난이도가 복불복입니다. 시간이 많다면 책은 적어도 2회독 할 수 있도록 하고, 하면서 꼭 자기만의 정리 노트를 만드세요. 독학사 시험 당일 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 교시 사이에 30분~1시간 이상의 여유 시간이 있는데 이때 요약본을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2. 기출문제는 꼭 보기!

최근에는 조금 달라지려는 경향이나 여전히 대다수의 문제가 문제은행식 출제이기에 시험 전에는 5개년 기출을 찾아서 풀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와이제이 학사고시에서 제공해주는 것도 있고 독학사 카페를 찾아보면 완벽하진 않지만 문제 복원해놓은 곳들이 있기 때문에 조금의 시간만 투자하면 어렵지 않게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처음 독학사를 치게 되면 어떤 문제가 나올지 감이 잡히지 않기 때문에, 시험 기간이 다가올수록 제 경우에는 많이 불안했는데, 와이제이 교재와 정선문제집, 와이제이 홈페이지 모의고사와 기출 문제를 훑고 나니 괜찮아지더군요.

3. 과목 신청은 8과목 다 하기!

독학사 시험만으로 학사를 따기 위해 실제로 우리가 통과해야할 과목은 6개지만(1단계 5과목) 8개 모두 신청을 다 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부하지 않은 과목을 0점 받는다고 불이익이 될 것은 없으며 그렇다고 시험 하나 더 보는데 응시료를 더 내는 것도 아닙니다. 8개를 다 신청하는 데에 따르는 이점은 1과목만 볼 경우 시험 시작 후 50분 후 무조건 퇴실을 해야 하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만약 2과목을 치르면 좀 더 여유롭게 시험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아 그 날 그 과목의 난이도가 굉장히 평이하게 나왔을 경우 별 노력하지 않고 통과라는 기쁨도 받을 수 있죠! 실제로 올해 2단계 원가회계 난이도가 극악으로 나왔는데, 제가 공부하지도 않았던 다른 과목을 합격하는 덕분에 무사히 고비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4. 4단계는 무조건 총점제로!

4단계 시험은 총점제와 부분합격제로 나뉘는데 총점제는 6개의 과목 중에 360점 이상이면 학위가 나오고 부분합격제의 경우는 각 과목이 60점 이상 넘겨야 합니다. 시험 당일 컨디션 난조로 한 과목에서 부진할 경우 다른 과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총점합격제를 당연히 선택!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승을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