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사 시험을 마치면 홀가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마음이 불편하더군요. 합격 통지 날짜만 기다리며 며칠은 그렇게 초초하게 보냈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날짜를 잊고 지내던 즈음, YJ에서 보내 준 문자 메세지를 보고 합격 통지일이 다가왔음을 알았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조회를 하며, 몇 초간은 눈을 꼭 감고 기도도 드렸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점수를 계산해보며... 와... 합격!
올 한해 가장 기뻤던 날이 아니었나 되짚어 봅니다.
지금 이렇게 합격 수기를 작성하는 것도 마치 꿈만 같이 느껴지네요.
늘 꿈꿔왔던 유럽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어느 덧 6월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이제 뭔가 다시 시작해야 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YJ와 인연을 맺은 건 작년이었습니다.
사회복지에 관심이 있어 자격증 취득을 고민하고 있던 중에 동창의 소개로 YJ의 첫 문을 두드리게 되었어요.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목적이 이끄는 삶’에 첫 발을 내딛은 건 말입니다.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치고, 몸은 피곤한데도 정신은 무료했어요. 하고 싶다는 의지도, 하고 싶은 것도 사실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점은행을 통해 사회복지를 시작하면서 제 삶도 조금은, 아니, 아주 많이 달라졌다고 느껴요. 사소한 대화 끝에, 사회복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있다. 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뭔가 강한 의지가 생기더군요.
병원근무를 하며 과제를 하고, 시험을 보고, 실습을 할 때는 조금은 귀찮은 생각도 들었지만, 하나하나 마칠 때마다 보람을 느꼈어요.
실습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하고, 내가 모르던 다른 것들을 볼 때마다 나는 아직도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존재였구나. 깨닫기도 했구요.
그렇게 한 번의 도전을 YJ를 통해 이루어 내고 나니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침대에 누워 푹 쉬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 저로서는 무언가 더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서두가 길어졌지만 그렇게 두 번째 YJ와의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모두들 그럴 거라고 믿고 싶지만, 저는 대학 졸업하고는 공부에서 손을 땐지 오래라 혼자 공부하는 것이 처음엔 솔직히 걱정이 됐어요.
덜컥 등록을 하고 보니 남은 시간은 고작 5개월 정도더군요. 다른 사람보다 더 열심히 해도 합격할까 말까한 공부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는데, 휴..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가장 자신 없던 영어부터 시작했습니다. YJ에서 함께 보내주신 공부하는 방법을 토대로 처음에는 눈으로 샤샤샥 읽고, 그리고 두 번째는 조금 더 집중해서, 그리고 문제집을 보고 정리하는 식으로 했습니다.
어떤 과목은 시간에 쫓겨 두 번밖에 못 읽었어요. ‘두 번이면 많이 읽었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앞에 말했듯이 그저 눈으로 읽기만 한거라 자신이 없었어요.
문제집도 풀려고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처음에는 내가 책을 제대로 읽었는지 확인하고 싶기도 하고, 실전처럼 푼답시고 머리를 싸매고 풀기도 했었어요. 결과는 별로 안좋더라구요~ 시간도 오래걸리구요.
그래서 나중에는 거의 답을 미리 적어놓고 책 읽듯이 읽어 내려가곤 했습니다.
그렇게 하니까 스트레스도 덜 받고 전 훨씬 나았던 것 같아요.
일주일여 남겨놓았을 때는 책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마음을 비우고 모의고사만 풀었어요.
모의고사가 많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중요한 문제는 조금 반복해서 나올 때도 있는데 그래서인지 기억에 잘 남았어요. 그
리고 내가 이렇게 풀면 이 정도 점수를 받을 수 있겠구나. 미리 예상해 볼 수도 있었구요. 독학사 준비하면서 가장 좋았던 건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공부들이 꽤 많다는 거였답니다. 간호지도자론 같은 경우는 정말 힘들이지 않고 공부했던 것 같아요.
그만큼 필요한 내용들이 쉽게 잘 설명되어있었어요.
예를 들면, 스트레스 관리, 시간관리, 효과적인 리더쉽, 의사소통 방법 같은 건 정말 서점에 있는 자기개발서보다도 더 도움이 많이 됐어요.
광범위한 사람들을 소재로 한 것이 아니고, 간호사라서 경험하게 되는 것들과 그 해결 방법이 나와 있기 때문이 아닐까싶어요. 지금은 대학원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데 간호연구 방법론도 차후에 논문 쓸 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 기대하고 있어요.
공부 비법이랄 건 정말 아무 것도 없고요. YJ에서 알려준 방법을 믿고 그대로 했어요. 그다지 뚜렷한 저만의 공부방법이 없기도 했고, 동영상 강의보다는 책 위주로 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 시간에 쫓기는 저에게 큰 위로가 됐거든요.^^
많은 분들이 제일 걱정하는 것이 이게 아닐까 싶어요. ‘병원 근무도 바쁜데 언제 시간을 내서 공부하지?’ 그런 걱정은 전혀 안하셔도 된다고 자신합니다.
사실 집에서 공부한 시간이 채 일주일 정도도 안되거든요.
저는 짜투리 시간을 활용했어요. 출근하고 나서도 틈틈이 시간나면 한 장씩 보고, 또 어디 이동할 때도 소설책 보듯이 한 번씩 보구요. 나이트 근무할 때 1시간 정도 짬이 생기면 그 때도 공부했어요.
집에 오면 피곤하기도 하지만 TV도 보고 싶고, 소설책도 읽고 싶고, 핸드폰으로 할 것도 너무 많잖아요.
그래서 집에서 공부하기 보다는 틈틈이 생기는 시간을 활용하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물론 병원 근무가 이렇게 매일 호락호락한 건 아니지만요.
책 들고 갔다가 그냥 가지고 오는 날이 더 많긴 했어요 저도. 어쨌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마시라는 것! 저도 독학사 합격했다는 이야기보다 불합격했다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또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처음에 진짜 고민 많이 했는데 지금은 독학사 널리 전파하고 다닙니다.
이미 다른 과정을 통해 학사취득을 준비 중인 사람들은 독학사 얘기하면 그렇게 좋은 게 있었냐고, 왜 지금에서야 말하냐고 타박해요.
이렇게 간편하고 쉬운 길을 마다하고 멀리 돌아가지 마세요. 학점은행도 해봐서 알고, 또 방송통신대학 다니는 동료들도 많아서 장, 단점을 잘 알고 있는데 그 중 독학사가 단연 최고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과제도 없고, 실습도 없고, 그저 간호사로서 살아가는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지식 쌓으면서 시험 한 번이면 OK 이니까요.
앞에도 이야기 했지만 지금은 대학원 입학 준비 중이예요. 앞으로도 멈추고 싶지 않아요. 계속해서 전진하고 싶습니다.
나태한 것보다 더 한 독은 없는 것 같아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2년 전의 제 모습이 후회될 뿐이예요.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은 그 사람의 인생에 있어 정말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되는 것 같아요. 독학사를 준비하시는 분들은 이미 인생의 모퉁이를 돌아서 더 나은 내일로 전진하기 시작한 분들입니다. 미리 가본 제가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길 참 잘 선택하셨다구요. ^^
간호사 여러분, 우리 모두 멈추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