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기회에 독학사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과 성원을 보내주신 YJ와 저의 가족에게 감사를 드리고 그 영광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1년 동안 나름 열심히 살아온 것 같아 가슴 뿌듯합니다.


제 나이 47세에 대학 졸업장을 쥐게 되어 가슴 한 곳에 남아 있던 엉어리가 봄비에 얼음 녹듯이 녹인 듯도 싶네요.



지난 84년 그 당시 지방에서는 명문대학이라 할 수 있는 ‘경북대학교’에 입학하였으나 이런 저런 이유로 학업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25세부터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되지도 않은 자존심-지방 명문 대학을 다녔다는- 때문에 방통대나 야간대학에서 학위를 받는 것을 달갑잖게 생각한 채 세월만 흘러 제 나이가 40대 중반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제 자신을 돌아보니 세상과 자신에 솔직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이라도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집에 홀로 걸려 있는 아내의 대학 졸업사진을 보면서 그 옆 자리를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하였습니다. 가끔은 애들이 ‘왜 아빠는 대학졸업사진이 없느냐’는 질문을 던질 때면 ‘아빠는 지방에서 젤로 좋은 경북대학교 다녔다. 졸업은 못했지만...“이라고 대답했지만 가슴 저 편이 아려 왔습니다. 그래서 학위에 대한 미련이 항상 남아 있었는데 결정적으로 나의 가슴에 불을 당긴 것은 2년 전 친하게 지내던 직원이 유학을 떠나더군요. 그래서 나도 유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몇 가지 알아보니 대학졸업 학위가 있어야 한다더군요.


학위를 받기 위해 경북대학교, 방송통신대학 등 여러 곳을 알아보고 고민도 많이 하였지만 별다른 묘책이 없어 고민하던 중 예전에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직원이 자기는 학사고시로 학위를 취득했다고 해서 나도 독학사에 관심을 갖고 YJ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주변의 동료들 눈치도 보이고... 그래서 YJ에 문의하였더니 자세하게 안내하면서 동영상 강의가 있으니 수시로 공부를 할 수 있다고 하기에 인연의 끈을 연결했습니다. 특히 3단계에서 ‘문학비평’을 53점 받아 4단계 시험 자격이 되지 않아 실망하고 있을 때 노현정 교무처장님이 제가 가진 모든 이력을 받아보시고 4단계 시험 자격을 획득하도록 해 주신 것인 오늘의 합격 영광을 얻은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지면을 빌어 감사드립니다.



저의 공부 방법은 MP3에 동영상 강의를 다운받아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출퇴근 시간 뿐만 아니라 근무시간 심지어 전화 통화를 하면서도 들었습니다. 집중해서 듣는 것은 퇴근 후 집에 가서 집중해 듣고 평소에는 그냥 무심결에 듣는 것이지요.


주말에는 도서관에 가서 한 과목에 대해 MP3파일을 들으면서 교재를 보는 방식으로 1주에 1과목을 마무리해 나갔습니다. 1주일에 1과목을 정리하여 3독을 하려면 시간이 정말 빠듯하더군요. 때로는 뜻하지 않은 일로 진도가 미흡할 때에는 독파하지 못한 부분은 못한 채로 남겨두고 다음 과목으로 넘어 갔습니다. 그리고 진도가 빠른 주에는 전에 마무리하지 못한 부분을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진도를 조절 했습니다.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여 많은 책을 기웃거리지 않고 YJ에서 보내 준 교재에만 전적으로 의지하여 과목당 70점을 목표로 공부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과목별 난이도가 다르므로 3단계까지는 70점을 목표로 삼고 부족하다 싶은 과목을 보충하는 방법이 효과적인 것 같고 4단계는 잘하는 과목 위주로 90점 이상을 받아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는 방법이 효과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틈만 나면 공부에 빠져있는 저 때문에 가족들의 불평이 많았지만 1년만 기다려 달라고 부탁하며 양해를 구했지만 마음은 많이 아프더군요. 나름 의미 있는 때도 있었습니다. 중학교 다니는 딸애의 국어 문법관련 사항을 설명하면서 그 동안 공부한 것을 나름 테스트해 보고 또 막힘없는 설명으로 신뢰를 얻기도 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1년이 참 빠르게 흘러갔습니다. 늦은 나이에 빠져 들 곳이 있어 행복했고 아직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