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스무 살이 된 저는 대학 입시의 실패로 동굴 안에 갇힌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볼품없는 전문대학에 들어간 것이 창피해서 친구들도 만나지 않았고, 신입생환영회, MT 등 학교행사에도 전혀 참여 하지 않은 채 스스로를 감옥에 가두며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지도교수님께서 저를 따로 불러 말씀하시길 네가 지금 많이 지쳐있고 앞날도 캄캄하고 괴로운 것은 알겠지만 전문대학에 들어왔다고 해서 그것이 절대 공부의 끝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하시며, 꼭 학사학위를 취득해서 학사편입을 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하라고 하셨습니다.

학사학위를 취득하는 길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학점은행제도 있었고 일반편입시험을 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학점은행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일반편입은 경쟁률도 높고 너무 어렵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방법이 없다 찾아보던 중, YJ학사고시의 광고를 보고, 반신반의하며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해보고 바로 회원가입을 했습니다.

회원가입을 하자마자 바로 책도 보내주시고 공부 스케줄도 직접 짜주시고 주기적으로 격려의 메일도 보내주셨습니다. 하지만 의지부족이였는지 책의 내용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전혀 감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냥 그렇게 시간만 보내다보니 벌써 3단계 시험 날이 되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봤는데 역시나 아무리 문제를 읽어보아도 답을 알 수 없었고, 시험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결과는 6과목 중 3과목만 합격했고 정말 막막했습니다.

그 다음 시험을 준비하기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하루 8시간씩 일을 하며, 공부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점점 공부는 뒤로 미루는 날도 많았습니다. 다음 시험은 개정되는 과목이 많아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야 된다는 생각에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때 마침, 최우리 선생님께서 3단계 세 과목을 다시 보지 않고 4단계 시험을 바로 볼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그 방법은 모자라는 학점을 인터넷 학점은행제로 채워 듣는 것 이었습니다. 전적 대학 학점과 독학사 3단계 세과목, 인터넷 학점은행제 학점 그리고 영어공인인증(TEPS) 점수로 4단계 시험을 바로 볼 수 있는 자격이 생겼습니다. 또, 너무 감사하게도 2011년도 시험은 개정되는 내용들이라 책을 다시 사야 되나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 조건 없이 그냥 보내주셔서 덕분에 마음 편히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합격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차분히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전공 네 과목은 일단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소설 책 읽는다는 생각으로 훑어보았습니다. 그 다음에는 한 챕터씩 꼼꼼하게 읽었고 해당되는 내용의 강의를 보았습니다. 강의를 본 후, 다시 그 부분을 읽었습니다. 그렇게 책 전체를 두 번 보았고 그 다음에는 최우리 선생님께서 말해 주신대로 각 챕터를 직접 손으로 요약해서 정리했습니다. 처음 정리할 때는 팔도 아프고 귀찮았는데 점점 하다 보니 중요한 내용들도 보이기 시작했고 주관식 시험의 자신도 생겼습니다. 교양과목 국어와 영어는 수능 공부할 때 충분히 했다고 생각이 들어 일주일에 하루 정도만 간단히 보았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나태해지기도 하였고 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더 이상 숨어서 지내기 싫었고 당당하게 친구들도 만나고 더 이상 제 자신에게 실망하기 싫어 이를 악물고 공부했습니다.
시험을 준비하며 대학원 입시도 같이 준비했는데 9월 무렵 원서접수 기간에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아침 6시부터 오후 6시 까지는 독학학위제 공부를 하였고 그 이후의 시간에는 대학원 입시에 필요한 자기소개서 작성, 학업계획서 작성, 면접 시험 준비 등 정말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가끔씩 대학원 입시에 비중을 더 두어도 되지 않을까 고민도 했지만, 학사학위를 받고 대학원을 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4단계 공부를 1순위에 두었습니다.

4단계 시험 날이 다가왔는데 이상하게 떨리기 보다는 덤덤했고 마음도 편했습니다. 교양 시험부터 봤는데 국어와 영어는 쉽게 풀 수 있었습니다. 1교시 시험이 쉬워서 그런지 점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 뒤로 본 전공과목 네 과목도 어려움 없이 풀 수 있었고 특히 조금 걱정이 되었던 주관식이 오히려 술술 잘 풀렸습니다. 시험을 마치고 즐길 여유도 없이 고려대 대학원 면접 준비를 위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대학원 시험도 끝났고 이제 결과 발표만 남겨두고 있었습니다.

합격자 발표 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조회를 했는데 다행히 합격이었습니다. 합격의 기쁨을 누리고 싶었지만 그 다음 주에 대학원 발표가 있어서 전전긍긍하며 일주일을 기다렸습니다. 정말 다행히 대학원 시험도 합격했습니다. 다시 저에게 기회가 생기고 희망이 찾아온 것 같았습니다. 현재 고려대학교 대학원 석사 1학기 학생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어쩌면 학사학위 취득이 제 인생의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학사학위는 제가 뛰어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발판이 되었고 점점 더 큰 꿈을 가지고 다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귀찮게 질문하고 이것저것 요구 할 때 마다 친절하게 도와주신 최우리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