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바로 어제, 합격을 확인하고 떨리고 기쁜 마음으로 합격수기를 작성합니다.


 저는 2년제 전문대학 보육과를 졸업했습니다. 그 후 곧 바로 면접을 보러 다니다 운 좋게도 큰 규모의 구립 어린이집에 교사로 채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초임인 저에게 5-7세 혼합연령을 맡기란 너무 힘든 일이었습니다. 제 능력과 현실에 대한 좌절감을 느끼며 그 곳에서의 교사생활을 마무리 짓고, 아기자기하고 가족적인 분위기의 가정 어린이집에서 3년간 아주 즐거운 교사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레 원장님이 바뀐 다는 소식과 함께 예전 같지 않은 원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행복했던 원 생활이 걱정 가득한 나날로 이어졌고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그렇게 학기를 마무리하며 1년을 버텼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아야 하는 상황에서 저는 조금 더 큰 꿈을 가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무작정 직장 어린이집 채용 공고에 이력서를 보냈습니다. 대부분이 4년제 졸업자를 채용한다고 공고 되어있었지만 그 땐 작은 패기로 무작정 이력서를 보냈습니다. 행운이 저에게 찾아왔는지 면접을 보러 오라는 전화를 받게 되었고, 고학력에 다양한 경력들을 가진 우수한 교사들과 함께 면접을 봤지만 제가 통과하게 되며 그렇게 직장 어린이집의 교사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처음 시작한 직장어린이집에서의 생활은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그에 대한 가장 큰 이유는 제 스스로 낮은 학력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다른 교사들보다 잘 하는 것들을 끊임없이 되뇌고 자신감을 가지려 노력했지만 내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바뀌지 않는 학력에 대한 낮은 자존감으로 점점 제 자신이 작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원장님께서 조심스럽게 공부를 시작해보면 어떨지 말씀을 건네셨습니다. 순간 제 마음에서 작은 열정이 생기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바로 상담전화를 하고 독학사 3단계는 학점은행제로, 4단계는 시험으로 진행하기로 결정을 하고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현재 교사생활을 하며 공부를 하시는 많은 분들은 이해하실까요? 아이들 보육과 수업 준비, 수많은 서류에 지친 채 퇴근을 하고 휴식을 뒤로한 채 강의를 듣고 공부를 하며 보낸다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저는 하루하루 착실히 열심히 공부하는 모범생은 아니었답니다. 출석일수를 채우기 위해 가까스로 아슬아슬하게 시간을 맞추어 강의를 들어가며 학점은행제를 마치고 보니, 아니 이게 웬 걸! 10월 말이 평가인증이랍니다...! 시험시기와 비슷하겠거니 생각은 했지만 가까워도 너무 가까운 평가인증과 독학사 시험에 앞이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일 때문에 직장에 피해를 줄 수 없었고 평가인증 준비를 위한 야근에 공부할 시간이 없다며 불만을 토로할 수도 없었습니다.


 여차저차 평가인증을 끝내고 나니 시험까지 제가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하고도 하루. 다행히 독학사 시험은 총점합격제이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활용할만한 계획들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8일이란 시간에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6과목을 모두 공부하기란 제가 대단한 암기력을 가진 사람이 아닌 이상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범위가 어마어마하게 많은 국사는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교사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유리한 부분이 분명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전공과목들을 밤을 새 공부했습니다. 퇴근하자마자 2~3시간을 자고 일어나 카페인 가득한 음료로 버티며 아침까지 공부하고 출근했습니다. 시간을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 출퇴근 때는 핸드폰에 저장해 둔 강의 자료를 보며 이동했습니다. 어떻게든 하루에 한 과목은 보리라 생각하며 교재를 빠르게 한 번 훑고(정독할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바로 정선문제집을 풀었습니다. 문제집도 양이 꽤 많았지만 문제를 풀다보면 반복된 내용들이 많고 문제에 대한 풀이가 나와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이 시간이 촉박한 저에게는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루에 한 과목씩 전공과목을 보고나니 전공 4과목이 서로 연계되거나 반복되는 부분이 포함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학자들의 이론에 대한 부분은 범위가 많으면서도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부분이라 그것에 작은 희망을 느끼며 4과목에 나오는 부분을 함께 정리하여 외웠습니다. 그렇게 전공과목에 대한 공부는 잠깐 뒤로 하고, 국어에도 눈을 잠깐 돌렸습니다. 국어는 작품을 정독하고 그 작품의 작가와 작품해석에 대한 부분만을 주로 암기하였습니다. 국어에 대한 의미모를 믿음이 있었다고나 할까요? 작품만 잘 안다면 문제를 풀 수 있을거라 생각하여 국어 공부는 그쯤으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그리고 독학사 4단계에서는 주관식 문제가 10점씩 4문제. 매우 큰 배점이라 이를 포기한다면 객관식을 다 맞춰야만 통과할 수 있는 점수였습니다. 더군다나 저는 국사를 과감히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주관식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주관식에 대한 답을 누구보다도 멋지게 서술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저에게는 너무나도 큰 욕심이었기 때문에 제가 외울 수 있는 문장으로 정리하여 비교적 간략하게, 그리고 조금 더 많은 주관식 문제를 암기하려 노력하였습니다.
 하루하루 주어진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자고 마음을 다잡으며 지냈지만 한편으로는 ‘일주일만에 시험을 통과하기란 어렵겠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와이제이에서 제가 지칠 때쯤이면 보내주시는 따뜻한 격려의 문자, 그리고 “선생님, 힘내세요!” 라는 전화 한통. 그것이 ‘내가 혼자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무척이나 힘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보살핌을 받고 있는 기분이라면 표현이 될까요? 한 번도 뵙지 못 한 분들에게서 그런 마음을 받았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1분 1초의 시간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며 시험장에 도착하자 와이제이 선생님들께서 이른 시간부터 시험장에 직접 방문하셔 응원을 해 주셨습니다. ‘역시 와이제이는 끝까지 나와 함께 해 주는구나.’라며 작은 미소를 머금고 시험장에 들어서 그렇게 시험을 치렀습니다. 와이제이 교재를 쓰는 분도 만났는데 괜시리 반갑기도 했습니다.
 시험을 끝내고 나온 저의 마음은 기쁨 반 아쉬움 반.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아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좀 더 공부를 할 수 있었다면, 나에게 일주일만 아니 3일이라는 시간만 더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공부 시작 전 담임선생님께서 수석을 노려보자는 말도 떠올랐구요^^


 11월 30일, ‘합격’이라는 결과를 확인한 순간 믿기지 않아 점수를 몇 번이고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넉넉지 않은 환경으로 전문대를 보낼 수밖에 없어 늘 저에게 미안해하셨던 부모님. “우리 딸 대단하다. 장하다. 너무 수고 많았다.” 그 한마디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제 마음 한켠에 늘 존재하고 있던 학력에 대한 아쉬움들이 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평생 남을 것만 같았던 그 아쉬움이 이렇게 짧은 순간에 사라지다니요. 저에게는 기적 같은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런 말 저런 말 서두 없이 늘어놓았지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나에게 어떤 상황이 주어지든 최선을 다하면! 포기 않으면! 후회하지 않을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석, 차석이라는 대단한 점수로 시험을 합격한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 주어진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여 ‘합격’으로 이끄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어떤 분들은 그 짧은 기간을 공부하고 독학사에 합격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보실 수도 있고 믿지 않으실 수도 있겠죠? 물론 꾸준히 공부하여 완전한 내 지식으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겠지만 합격이라는 결과가 요행만은 아니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집중하여 공부하시는 분들이 더 많으시겠지만 분명 저와 같은 상황을 마주한 분들 중 시험을 포기하는 분들 또한 있으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 분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어드리고 싶고 해낼 수 있다는 용기를 드리고 싶어 합격수기 쓰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포기하지 마세요! 일주일도 해냈습니다. 이주라면, 한 달이라면, 그보다 더 충분한 시간이라면 여러분들은 더 높은 점수로 합격하실 수 있을거예요. 요점정리가 완벽한 교재와 강의, 그것을 보충해줄 문제집 또한 있습니다. 그리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선생님들도 계시구요.
 요즘 유⋅보 통합으로 가타부타 말이 많습니다.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 그리고 준비하고 계신 많은 분들. 어쩌면 지금 순간의 학력취득이 혼란스러운 현실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작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저는 학력으로 인해 움츠러들고 작아지지 않을겁니다! 공부에 대한 열정이 다시 불타올라 대학원 진학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시작하셔서 여러분들도 꼭 저와 같은 성취감을 맛보시기 바랍니다.
 선생님들, 미래의 선생님들, 그리고 유아교육과 화이팅입니다!


p.s 와이제이 선생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시험 전, 형식적으로 응원전화를 하셨던 것이라 할지라도 저에게는 그것이 너무나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어떤 분이신지 알 길이 없고 그렇게 때문에 감사말씀을 전하기 또한 어려워 이렇게 글 밑에 작게나마 감사말씀을 전합니다. 그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