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로 편입을 할까? 아니면 유아교육학과를 다시 다닐까?
30년이나 미술학원과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매일 느끼는 고민이었습니다.
저에게는 학력기준에 있어서 유아교육학사가 없다는 것이 자격지심까지 들게 하였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졸업장을 취득해야 한다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저에게 주어진 상황이 공부만 할 수 있는 편안한 여건은 아니었습니다.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여러 가지 혼란을 주는 상황들은 저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요모조모 살피며 찾던 중에 와이제이의 박소영 선생님과 전화하면서 처해있는 사정을 말하자 독학사를 권해주었습니다. 귀가 번쩍 뜨였지만 그 어렵다는 독학사를 어떻게 해낼 수 있을까
고민은 많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안 돼도 본전이라는 마음의 여유를 찾고 다시 상담을 신청하여 와이제이의 도움을 받기로 하고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독학사 전공서와 문제집을 받고 나서 바쁜 일정이었기에 시험 6개월 전부터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한참을 잊었습니다. 9개월이 지나 책을 찾아보니 문제집이 두 권이 어디로 갔는지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이렇듯 저는 어릴 때부터 나쁜 습관이 있습니다. 일찍부터 공부하면 잊어버릴 것 같아 벼락치기 공부를 잘하는 편입니다. 독학사 시험조차도 그 어릴 적 나쁜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시간은 흘렀습니다. 3달 전부터 바빠졌습니다. 안돼도 그만이라는 건 어느덧 제 마음에서 사라지고 어차피 시작한 것 꼭 붙어야 하겠다는 마음이 저를 재촉하기 시작했습니다.


 후회했습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욱더 자신이 없어지고 어느 정도 공부를 한 후 문제집과 모의고사 시험을 볼 때면  항상 점수가 40-65점 사이에서 헤매고 있었습니다.
 3달, 아니 2달 아니, 1달만 더 일찍 시작했어도 합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나는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평생 되풀이하지라며 자책을 하기도 하고 내년에는 차분히 천천히 시작해야지라며 다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쫓기듯 하였지만 그래도 공부는 재미있었습니다. 12시간-15시간을 시립도서관에 파묻혔습니다. 원에 무슨 일이 생기면 뛰어오기도 하고 상담시즌이라 또 부르면 뛰어오기도 하고-
집중하는 내가, 이 나이에 공부하는 자신이 참 대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시험 칠 때까지 해도 해도 나오는 모의 점수는 60점 언저리... 속상한 마음에 박소영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하면 좋은지 계속 상담을 했는데 그럴 때 마다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시는 것도 감사했지만 정확히 맥을 짚어 주면서 어떤 방향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코칭해주신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모의고사와 문제집이 본 시험보다는 어렵게 출제되어 있으니 전공서 위주로 계속 복습을 많이 하시라고 애기해 주시고요. 성적을 들어보시고는 조금만 더 하시면 된다고 독려도 해주시고 국사가 너무 힘들다고 했더니 합격기준이 총점제니 전략적으로 아예 잘하는 다른 과목을 더 열심히 하는 게 좋은 방법 같다고 일러주셔서 그 방법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시험 날 방통대 옆에 있는 친척집에 점심시간에 가서 찰밥을 먹고 미역국까지 먹었습니다. 3과목을 먼저 보고나니 아이구 합격은 안되겠다 싶었죠.
 국사 국어를 긴박하게 공부했다 보니 저에게는 어려웠기 때문이죠. 다른 4과목은 그나마 좀 낫긴 한데  점수를 체크해보는 방법도 몰랐기에 불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치고 나오니 남편이 물었습니다. 잘 쳤냐고,,, 저의 대답은 그랬습니다.
 잘하면 4과목정도는 통과한 것 같은데 2과목은 과락 된 거 같다고요.
내년에는 국어 국사를 좀 더 일찍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죠. 궁금해하는 모든 분에게도 똑같이 말했습니다.


 그 후 11월 30일 박소영 선생님께서 전화로 합격확인 해보셨냐고 하시며 합격조회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저는 떨리는 마음으로 합격 문의를 했습니다.
 “합격입니다.”
 “아니 다시 한 번 봐 주세요. 정말인가요?”
 “네 김현옥 선생님 합격 되셨습니다. 5과목 통과에 국사는 과락되셨지만 총점제를 선택하셔서 무난히 합격하셨네요”


 세상에서 내 인생에 이렇게 기뻤던 일도 흔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토록 원하던 유아교육학과 합격이라니....
 원을 운영하면서 항상 뭔가가 빠진듯한 느낌을 가졌던 내게 ‘유아교육학사’라는 말을 경력서에 쓸 수 있게 해주신 와이제이 박소영 선생님에게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제 나도 당당히 유아교육학과 졸업이라는 말을 할 수 있으니까요
 
 보육1급자격증은 있지만 유아교육학을 전공 못한 많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나의 진가를 확인해보는 길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보육이든 유아교육학이든 4년제는 필수니까요. 56세의 순간에 도움주신 와이제이 교수님과 예쁘고 진심으로 걱정해주시며 상담해주신 박소영 선생님에게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