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두면서 나의 소망을 접어둔 채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 아내로, 며느리로, 딸로,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생활을 하던 어느 가을날 나이 먹어 희끗 희끗한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하고 싶었던 공부를 시작하자 결심을 하게 되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독학사 길을 알게 되었다.

처음엔 혼자 책도 안보고 시험을 쳐 두 과목만 통과되고 그 뒤 한해에 한 과목씩 통과되었는데 간호연구라는 과목은 생각 외로 난관이었다. 나름대로 강의를 듣고 요점정리를 했지만 불통과였고 그 다음엔 강의를 세 번 정도 들으며 정리한 노트를 계속 읽어보았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뒤돌아서면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어디에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문제의 초점도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암기하려고 하면 다른 잡생각이 나기도 하고 동영상강의 들으면 잠이 와서 졸기도 했다. 그래서 강의를 들으며 요점정리를 했고 정리한 노트를 보며 강의를 입으로 따라 말했다 그랬더니 나도 모르게 암기가 되어버렸고 어디에 무슨 문제가 있고 비슷한 유형은 무엇이 있는지 따로 구분지어 햇갈리는 부분을 하나씩 정리 했다. 벼락치기가 아닌 천천히 정리해가며 읽어 정리 하다 보니 어느덧 나의 지식이 되어 버렸다.

간호학사를 이루고 보니 공부에 자신이 붙었다. 학사 타전공으로 정말 하고 싶었던 심리 학사를 다시 도전하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100세 인생에 있어 제2의 삶을 살아가게 될 전공을 재 선택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 하고 대학원까지 도전해 보기로 했다. 시간이 많이 걸려도 좋고, 돈이 들어도 좋고, 공부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