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학병원의 3년차 간호사입니다. 3년제 간호대학의 마지막 세대죠. 제가 졸업반이었을 때 3년제로 졸업을 할지 아님 1년을 더 공부하고 4년제로 졸업을 할지 선택을 할 수 있었지만 뭐랄까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언제든 공부를 하며 학사를 취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짧은 대학생활을 마친 뒤 일찍 사회로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사회는 제 생각만큼 만만하지 않았어요. 오직 병원과 집만을 오가며 쉬는 날에도 책상에 붙어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만 하는, 적응을 해갈 때 쯤 새로운 상황이 닥치는 그 끊임없는 낯설음에 학사에 대한 꿈은 점점 멀어져갔습니다.


그저 일단 병원 생활에 적응하자. 이 생각만으로 버티다보니 어느덧 3년차가 되었고 슬슬 후배 간호사들이 들어왔죠. 수 선생님께서는 이제 프리셉터를 준비해야 되지 않겠냐며 제 학력이 3년제인 것. 그 점을 마음에 걸려 하셨습니다.


제가 미래에 가르칠 후배들보다 제 학력이 낮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죠. 그렇게 권유하신 독학사에 저는 YJ 학사고시를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체계적으로 스터디 플랜도 짜 주시고 깔끔하게 요점 정리한 책과 정선문제에 공부 의욕은 불타올랐지만 그도 아주 잠깐이었습니다.


한동안 플랜대로 따르다 바쁘다는 핑계로 공부를 미루고 미뤄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던 8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에서 그제야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3교대로 정신없는 와 중에도 시간을 쪼개 알뜰하게 써야겠다는 생각에 1시간 남짓 되는 출,퇴근 길 혹은 쉬는 날마다 틈틈이 문단 별 중요 내용을 포스트잇에 요약하여 책에 붙여놨고, 정선문제를 풀어보며 중요한 내용을 다시 찾아 요약 및 정리를 하며 책에 붙여놨던 포스트잇을 정선문제 사이사이 붙여놓았습니다.


제 나름의 요점노트를 만들게 된 겁니다. 그렇게 짧은 시간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고 대망의 시험 날. 다른 책은 집에 두고 정선문제로 만든 저만의 요점 노트로 쉬는 시간 틈틈이 복습을 하며 다음 시험을 차분히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시험이 끝나고 결과를 기다리던 피 말리는 한 달이 지났고 어느덧 11월 말. 합격자 발표 공지가 떴고 합격 여부를 조회하는 그 찰나에 이 세상 모든 신들이란 신들은 다 찾은 것 같네요.


그래도 짧은 시간이나마 죽었다 열심히 공부한 결과 저는 독학사에 합격을 하게 되었고, 이 사실에 저희 가족은 물론 제가 속한 병동 모두가 함께 기뻐해주었습니다. 지금에 와서야 생각이지만 진작 YJ 학사고시에서 짜 준 스터디 플랜대로 차근차근 공부하며 고시를 준비했다면 좀 더 높은 득점을 하진 않았을까 싶은 생각에 조금 아쉬운 감도 없진 않네요.


아득한 미래로만 느껴지던 저의 학사 취득의 꿈을 이루게 해준 YJ 학사고시에 다시 한 번 감사말씀 드리며 앞으로 독학사를 준비할 선후배님들 모두에게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응원의 말씀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모두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