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봄, 공장에서 반복되는 단순작업에 뭔가를 해야겠다는 압박감은 생소한 학사고시에 저를 도전하게 하였습니다. 학사시험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이 교재 하나로 시험 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불과 시험이 1달 반도 남지 않은 기간에 국어국문학과 2단계 6과목을 공부해야 했습니다.(1단계는 면제였음)

도저히 낮에는 공부를 할 틈이 나지 않아 저녁에 교재정독을 시작하였고 밤 12시경까지 공부를 하는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오랜만에 하는 공부라 쉽지 않았고, 제대로 쉬지를 못해 얼마 후 체력은 급격히 떨어지고 학습의 효율은 오르지 않는 날들을 극복하자, 어느 정도 공부하는 과목들의 윤곽이 잡히기 시작하고 자신감도 붙으니 어느덧 시험 날은 다가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시험 당일 가장 아쉬웠던 점은 오전 내내 배가 너무 고팠던 것입니다. 생수 한 병 준비하지 못하고 갔던 저의 준비 소홀이었습니다.

다행히 시행착오와 역부족이었던 시험 준비 치곤 5과목 합격이라는 좋은 결과가 나와 다음 단계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학사고시는 준비하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과목선택, 교재구입이 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3단계도 5과목을 합격해 다음 해를 기약하며 2012년 2, 3단계의 나머지 과목을 다 이수하고 그 해 11월 3일 과목합격제로 최종 4단계에 응시하여 6과목 중 1과목을 남겨둔 채 합격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작업 중 너무 무리를 하다 보니 허리에 실핏줄이 터지고 통증이 심하게 와 몸의 마비 증세가 왔었습니다. 책을 1줄 이상 읽을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날들이 오래 지속돼 4단계 준비에 미흡한 점이 있었습니다.

마침내 올해 2017년 미이수 1과목에 응시, 합격하여 국어국문학과 학위취득 종합시험(4과정) 합격통지를 받고 보니,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해냈다는 성취감과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학사고시란 학사학위를 취득한다는 의미 이외에도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과정이 저에겐 소중한 경험과 시간이었으며, 향후 또 다른 동기 부여에 자신감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끝으로 공부할 여건을 마련해 주신 와이제이 학사고시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