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찾아온 어둠이라는 시간 속에서 저는.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없이 그저 흐르는 시간에 부유하며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는 삶이 아닌, 말 그대로 ‘살아지는’ 그런 삶의 시간을 쌓아왔습니다.

한치 앞을 볼 수 없을 만큼 짙은 어둠으로 인한 생각의 눈이, 또 열정의 눈이 닫혀버린 것이 그 이유였을 것입니다.

그저 과거를 그리워하며, 의미 잃은 시간들만 채워나가던 어느 날, 그런 제 마음을 읽으시고, 조언을 해주신 감사한 분이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과거로 돌아가는 방법이 있는데 알고 싶지 않느냐?”고 물으셨고, 그 대답을 기대에 차 기다리던 저에게 ‘현재를 열심히 살면 된다’는... 그야말로 허탈하고, 진부한 대답만이 돌아왔고, 저는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진부할수록 진리라고 했던가요.

내가 지금 열심히 살아 맞이한 미래는 결국 어둠과도 같은 과거에서 이어지는 미래라는 것. 그것이 너의 인생을 채우는 시간이니 시간을 아껴 공부를 하라는 그분의 말씀을 웃으면서 흘려보낸 지 몇 해가 지난 뒤에서야 저는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만으로는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방황과 일탈만으로 살아온 제게 독학으로 배움의 길을 걷는 데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항상 함께 했습니다. 생소한 용어와 단어들은 저에게 좌절과 용기를 동시에 주었고, 낮에는 공장에서 땀흘려 일하고, 밤에는 모두가 잠든 가운데 앉은 채로 쏟아지는 잠을 쫓으며 책과 함께 하였습니다.

그렇게 독학사 교재의 학업방식에 따라 한걸음씩 걸음마를 뗀다는 생각으로 심어나갔던 독학학위라는 씨앗은 봄이 되어 싹을 틔웠고, 밤을 낮으로 이어가던 여름의 무더위도 주경야독하던 학업의 열기에 자리는 내어 주었고, 만물이 결실을 맺을 즈음하여 지난 시간들의 땀과 노력이 결국 국어국문학과 독학사 학위 취득이라는 황금빛 열매가 되어 찾아왔습니다.

땀과 노력으로 채워나간 현재로 인해 작은 불빛 하나하나를 더해, 서서히 밝아지는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면, 어두운 과거는 지우고 싶은 과거에서 밝은 미래를 위한 발판이 되어준 소중한 과거로 바꿀 수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이 과정을 진행하면서 길을 안내하는 나침반처럼, 목마름을 해결해주는 시원한 약수처럼, 물심양면으로 도움주셨던 와이제이학사고시에 감사함을 다시금 새겨보면서, 추워지는 겨울. 옷깃을 단단히 여밈과 동시에, 독학학위제를 통한 심리학과 도전이라는 새로운 불빛을 찾아나설 마음의 깃 또한 여미고자 합니다.